“그들이 날짜를 정하고 그가 유숙하는 집에 많이 오니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하고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을 가지고 예수에 대하여 권하더라.”
사도행전은 성령님께서 당신의 증인을 통해서 예수님의 부활을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성령님은 사도 바울을 마침내 로마에 이르도록 하셨습니다. 그런 그는 로마에서 무엇을 했습니까?
바울 일행은 안전하게 목숨을 구한 뒤에야, 비로소 그 섬이 멜리데임을 알았습니다(1). 그곳 사람은 바울 일행에게 특별한 친절을 베풀었습니다(2). 비가 오고 날씨가 추워지자 불을 피워 그들을 영접했습니다. 그때 바울이 한 묶음의 나무를 모아 불에 넣었더니 독사가 나와 그의 손을 물었습니다(3). 그곳 사람은 뱀이 바울의 손에 매달려 있음을 보았습니다(4). 그들은 ‘공의의 여신’이 바울의 죄를 벌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 뱀을 불에 떨어버리자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습니다(5). 사람들은 바울의 손이 부어오르거나 갑자기 쓰러져 죽을 줄로 알았습니다(6). 하지만 오래 기다려도 아무렇지 않자 생각을 바꿔 바울을 “신이다.”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독사에게 물렸는데도 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신만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바울을 보호해주신 겁니다. 바울은 로마 황제 앞에 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그 섬에서 가장 높은 보블리오가 바울 일행을 따뜻하게 영접하여 사흘이나 머물도록 했습니다(7). 그런데 보블리오의 아버지가 열병과 이질에 걸려 앓고 있었습니다(8). 바울이 들어가 기도하고 손을 얹어 낫게 했습니다. 그러자 그 섬의 다른 병자도 이 소식을 듣고 와서 고침을 받았습니다(9). 그들은 여러 가지로 바울 일행을 깍듯이 대접하고, 떠날 때는 필요한 물건까지 배에 실어 주었습니다(10). 바울은 그들로부터 극진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석 달 후에 바울 일행은 그 섬에서 겨울을 지낸 알렉산드리아의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11). 그 배의 머리 장식은 디오스구로였습니다. ‘디오스구로’는 ‘쌍둥이 형제’라는 뜻입니다. 그리스 신 제우스(Zeus, Jupiter)의 쌍둥이 아들인 ‘카스토르(Castor)’와 ‘폴룩스(Pollux)’를 말합니다. 이 ‘쌍둥이 형제’는 곤경에 처한 선원을 돕는 신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울 일행은 그런 배를 타고 수라구사에 입항하여 사흘 동안 머물렀습니다(12). 그들은 레기온에 이르렀고, 남풍이 불자 이튿날 보디올에 도착했습니다(13). ‘보디올’은 이탈리아 항구 도시입니다. 바울 일행은 그곳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도록 초청받았습니다(14). 이렇게 바울 일행은 드디어 로마 안으로 왔습니다. 바울은 그토록 오랫동안 오고자 했던(롬 1:10-13) 그 로마에 왔습니다.
당시 로마는 어떤 곳이었습니까? 고대 로마의 수사학자 세네카(Seneca)는 로마를 “악의 소굴”로 불렀고,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Decimus Iunius Iuvenalis)는 로마를 “더러운 하수구”로 불렀습니다. 요한계시록은 로마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계 17:5)로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로마인에게 로마는 세계의 중심지였습니다. 그 로마를 네로(Nero)가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로마 인구의 2백만 명 중 1백만 명이 노예였습니다. 1백만 명의 시민 중 약 7백 명은 원로원 의원과 기사 계급이었습니다. 소수의 사람이 로마의 모든 부와 권세를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로마를 여행한 사람은 보통 두 가지를 기대했습니다. 하나는 빵이고, 하나는 원형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각종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빵을 구하여 굶주린 배를 채우고, 원형 극장으로 몰려가서 검투사의 싸움을 구경하며 즐겼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도 이미 누가 있었습니까? 15절을 보십시오. “그곳 형제들이 우리 소식을 듣고 압비오 광장과 트레이스 타베르네까지 맞으러 오니 바울이 그들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담대한 마음을 얻으니라.” ‘그곳 형제들’은 예수님을 믿는 형제자매입니다. ‘음녀의 도시’로 불린 로마에도 바울이 오기 전에 이미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울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압비오 광장과 트레이스 타베르네까지 맞으러 왔습니다. ‘트레이스’는 ‘셋(tree)’이고, ‘타베르네’는 ‘여인숙’입니다. ‘트레이스 타베르네’는 ‘세 개의 호텔’입니다. 바울은 자기를 먼 곳까지 마중하러 온 형제자매를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용기를 얻었습니다.
바울은 로마에서 어떻게 지냈습니까? 바울은 그곳에서 자기를 지키는 병사 한 사람과 함께 따로 지내도록 허락받았습니다(16). 그는 일반 잡범과는 다른 대우를 받았습니다.
바울은 그곳에서 먼저 무엇을 했습니까? 그는 로마에 도착한 지 사흘 후에 유대인 지도자를 초청했습니다(17). 그리고 자기가 왜 이곳에 죄수로 왔는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유대인의 관습을 거스른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예루살렘에서 로마 사람의 손에 죄수로 넘겨졌습니다. 로마 사람이 그를 심문했지만 죽일 죄목이 없어서 석방하려고 했습니다(18). 하지만 유대 사람이 반대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그는 황제에게 상소했습니다(19). 바울은 절대로 자기 민족을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바울이 죄수가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20절입니다. “이러므로 너희를 보고 함께 이야기하려고 청하였으니 이스라엘의 소망으로 말미암아 내가 이 쇠사슬에 매인 바 되었노라.” 바울이 죄수가 된 진짜 이유는 이스라엘의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그 소망은 죽은 자의 부활입니다(23:6; 24:15; 26:7). 이스라엘은 의인과 악인이 부활할 소망을 품었습니다. 바울도 그 소망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망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증언했습니다. 그가 로마까지 온 진짜 이유도 그 소망을 증언하기 위함입니다.
바울의 말을 들은 유대 지도자들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그들은 유대로부터 바울에 관한 편지를 받지 않았고, 나쁜 말을 듣지도 않았습니다(21). 그런데 그들은 바울의 생각을 듣고자 합니다(22). 왜냐하면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의 모임이 어디서든지 반대 받는 줄 알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무엇을 합니까? 23절을 읽읍시다. “그들이 날짜를 정하고 그가 유숙하는 집에 많이 오니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하고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을 가지고 예수에 대하여 권하더라.” 그들이 날짜를 정하고 그가 묵는 곳으로 더 많이 왔습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하면서,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에 근거해서 예수님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합니다.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은 구약성경입니다. 그는 성경의 그리스도와 역사적인 예수님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가르침이나 성경을 이용한 가르침은 뿌리 없는 나무처럼 금방 시듭니다. 그래서 바울은 성경에 근거해서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님을 가르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님과는 어떤 연관이 있습니까? 예수님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로운 통치가 인간 역사에 개입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하여 시작했습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으면 하나님의 나라가 그에게 임합니다.
그러면 자기에게 찾아온 몇 사람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일이 거대한 로마 선교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과연 그 시대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사회를 변혁시키고 영향력을 끼치려면 소수보다는 다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핏대를 올리는 것보다는 열 사람의 침묵시위가 더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다수의 힘만으로 세상이 변혁된다고 주장할 수도 없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합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중국의 사막화입니다. 그런데 그 사막화를 큰 나무 몇 그루 심어서는 막지 못합니다. 오히려 많은 들풀을 심으면 막을 수 있습니다.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한 사역은 당장에는 큰 열매를 거두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마치 사막화를 막기 위해 심어야 하는 들풀과도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바울 사역 후 약 250년 후인 313년에 로마는 기독교 국가로 변혁했습니다.
이 사실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웁니까? 첫째로, 내가 지금 처한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캠퍼스 사역과 이웃 사역이라는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 일을 감당할 만큼 여유롭지 못합니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성경을 가르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잠깐이나마 내 주위에 있는 한 사람에게 예수님을 증언할 수는 있습니다.
둘째는, 내가 할 수 있는 그 일이 우리의 캠퍼스와 이웃이 변화하는 데 ‘들풀’처럼 쓰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은 자신의 일터에서, 또는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표대로 나름 바쁘게 삽니다. 그런 중에 일부 사람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한 주를 보내다 보면 한 해가 저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 부활의 증인으로 살려고 합니다. 이런 우리의 모습은 정말로 작은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 일을 영적 사막화를 막는 일에 한 포기 ‘들풀’처럼 쓰실 줄 믿습니다.
사도 바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기에게 오는 사람에게 예수님을 증언했습니다. 그 일은 현재 자기가 있는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그 말을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24). 그들은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흩어집니다(25). 그때 바울은 말했습니다. “성령님이 이사야를 통하여 조상에게 하신 말씀은 적절하다.”
하나님이 이사야에게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그 백성이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한다. 그들의 마음이 무디어지고 귀가 먹고 눈이 감기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눈으로 보지 못하게 하고 귀로 듣지 못하고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고 돌아서지 못하게 하여, 하나님이 그들을 고쳐 주지 않고자 하셨기 때문이다”(26-27). 지금 바울의 메시지를 듣고도 믿지 않은 사람은 바로 이사야 시대 때의 사람과 같습니다.
그런즉 그들은 무엇을 알아야 합니까?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 구원을 이방인에게로 보낸 줄 알아야 합니다(28). 유대인이 거부한 그 복음을 이방인은 듣습니다.
바울은 믿지 않은 유대인이 있을지라도 계속해서 무엇을 합니까? 30절을 보십시오.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셋집’은 ‘임대료를 내고 사는 집’입니다. 그는 자기가 얻은 셋집에서 꼭 두 해 동안 지냅니다. 그 세를 빌립보 교회에서 헌금하여 지원했습니다(빌 4:18). 그는 그곳에서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합니다.
그는 그들을 어떻게 영접합니까? 31절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바울은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내용을 담대하고 거침없이 가르치면서 그들을 영접합니다.
‘거침없이 가르친다.’라는 사실을 통하여 무엇을 배웁니까? 바울의 가르침을 들으러 왔다고 해서 그 사람 모두가 다 믿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울의 말을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과는 주님께 맡기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는 찾아온 사람에게는 거침없이 가르치면서 영접합니다. 비록 그의 발은 묶였을지라도 그의 입은 열려 있습니다. 그는 로마에 재판받으러 왔지만, 재판보다는 예수님을 증언하는 일에 집중합니다.
그가 예수님을 증언했던 이곳은 열 평 정도의 집이었습니다. 그는 오는 사람에게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쳤고, 한편으로는 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레몬서를 기록했습니다. 그를 고소했던 유대인이 나타나지 않아서 재판받지 않고 2년 후에 풀려났습니다. 그는 약 7년 동안 전도했는데, 다시 체포되었습니다. 그때는 사형이 결정된 상태여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는 추위와 외로움으로 말년을 보냈습니다. 그는 67년 봄 로마 외곽 오스티안(Ostian Road) 언덕에서 목 베임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은 바울의 죽음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주님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일을 가르쳤다는 사실로 끝납니다.
우리는 무엇을 배웁니까? 첫째로, 복음 사역의 주체는 성령님입니다.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된 복음은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복음은 로마에 상륙했습니다. 그 어떤 방해도 성령님께서 이끄시는 복음 전파의 사역을 막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온갖 박해는 복음의 증인이 땅끝을 향하여 달려가게 하는 가속페달의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교회는 물론이고 세계교회는 내적 외적으로 도전받고 있습니다. 이런 도전 앞에서 교회에 대한 전망을 비관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능하신 성령님께서 복음 사역을 이끄십니다. 따라서 복음 사역은 희망이 있습니다. 교회는 황무지에서 장미를 피울 수 있습니다.
둘째로, 증인으로서의 계승자는 바로 오늘 우리입니다. 누가는 사도행전의 처음 독자인 데오빌로를 비롯한 누가의 공동체가 증인으로서의 바울의 삶을 계승하기를 원합니다. 동시에 사도행전의 메시지를 들은 오늘 우리가 그 계승자로 살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복음이 로마에 도착한 것으로 모든 사역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계속해서 땅끝까지 전파되어야 합니다. 이 사역의 주체이신 성령님은 오늘 우리를 통하여 좀 더 많은 사람이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를 통해서 사도행전 ‘29장’의 페이지를 기록하기를 기대합니다.
그 일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까?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증언했던 그 ‘스피릿’을 배우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내가 있는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그 일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23년_사도행전_39강_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하여
